같은 물가, 다른 고통…경제 위기의 세대별 얼굴
1.같은 물가 상승, 다른 충격: 60대는 웃고 30대는 왜 우는가?
인플레이션은 우리 모두의 삶에 영향을 미치지만, 그 강도는 세대에 따라 극명하게 갈립니다.
특히 최근 고물가 시대에 진입하면서, 60대 이상 고령층과 30대 이하 청년층의 경제적 체감 격차가 점점 벌어지고 있습니다.
청년층: 임금은 제자리, 지출은 폭증
30대 이하 세대는 대부분 노동 소득에 의존하며, 자산 축적 단계에 있습니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지 않습니다.
최근 통계청과 한국은행 자료에 따르면, 명목임금은 소폭 상승했지만 물가 상승률이 이를 상회하면서 실질임금은 오히려 감소했습니다.
예컨대 연봉이 3% 올랐더라도 물가가 5% 오르면, 실질적으로 살 수 있는 물건의 양은 줄어든 셈입니다.
게다가 청년층은 월세, 학자금 대출, 교통비, 외식비 등 필수 고정지출의 비율이 높아 상대적으로 인플레이션에 더 취약합니다.
즉, 벌어도 남는 돈이 없고, 미래를 위한 저축이나 투자는 꿈도 꾸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고령층: 연금과 자산으로 방어
반면 60대 이상 고령층은 상황이 다릅니다. 이들은 국민연금, 퇴직연금, 공무원연금 등 안정적인 소득원을 보유하고 있으며,
과거에 취득한 부동산 자산의 가치 상승 효과를 누리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연금은 물가 상승률을 반영해 일정 부분 인상되기 때문에, 인플레이션 시대에도 상대적으로 실질 구매력을 방어할 수 있습니다.
또한 많은 고령층이 자녀 출가 이후 소비 규모가 줄어든 상황이기 때문에, 물가 상승의 체감 충격이 크지 않습니다.
2. 인플레이션이 만든 구조적 박탈감: 청년 세대의 ‘상대적 분노’
“왜 우리는 일하고도 가난한가?”
이 질문은 단순한 푸념이 아니라, 경제 구조의 기울어진 운동장에 대한 청년층의 구조적 분노입니다.
● 같은 사회, 다른 조건
청년 세대는 이미 자산 가격 급등으로 인해 주거 진입 자체가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습니다.
서울의 아파트 중위가격은 10억 원을 넘고, 전세·월세마저 인플레이션에 따라 빠르게 상승 중입니다.
반면 고령층은 이미 자산을 확보한 상태에서 자산 가치 상승의 수혜자가 되는 구조입니다.
이로 인해 인플레이션은 단순한 생활비 문제를 넘어서 자산 격차를 확대하며, 세대 간 불공정을 심화시키고 있습니다.
●온라인에서 번지는 세대 갈등 감정
이 같은 감정은 특히 SNS나 커뮤니티를 통해 빠르게 확산되고 있습니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우리 부모 세대는 연금 받고 월세 받고, 우리는 남는 게 없다”는 글에 수천 개의 공감 댓글이 달렸습니다.
실제로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60대 이상 가구의 순자산은 평균 4억 원을 넘는 반면, 30대 이하 가구는 1억 원에도 미치지 못합니다.
이런 수치는 청년층의 ‘상대적 박탈감’을 구체화시키며, 단순한 불만을 넘어 경제적 세대 갈등으로 확산되는 상황입니다.
3. 물가만 잡아선 해결 안 된다: ‘세대 균형’까지 고민할 때
정부와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조절하며 인플레이션을 통제하려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물가만 잡는다고 문제가 해결되진 않습니다.
그 물가로 인해 고통받는 계층이 누구인지, 세대 간 격차가 얼마나 벌어졌는지를 함께 고민해야 합니다.
🧭 인플레이션은 ‘불균형의 가속기’
인플레이션은 단순히 모든 가격을 올리는 것이 아닙니다.
자산이 있는 자와 없는 자, 고정 소득이 있는 자와 그렇지 않은 자 사이의 격차를 확대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이때 가장 큰 타격을 받는 층이 바로 청년층입니다.
즉, 인플레이션은 단순히 경제 현상이 아니라, 세대 간 갈등을 키우는 정치적·사회적 촉매제로 작용할 수 있는 위험 요소입니다.
●정책이 필요한 이유
지금은 단기 금리 조절을 넘어선, 구조적 접근이 필요한 시기입니다.
다음과 같은 정책적 보완이 절실합니다.
청년층 주거 및 자산 형성 지원 강화: 생애 최초 주택 구매자 대출 조건 완화, 청년 전월세 지원 확대 등
임금 상승과 연계한 인플레이션 대응: 실질임금 개선과 노동시장 유연성 강화
연금 개혁의 세대 간 균형 고려: 기존 수급자의 안정성은 보장하되, 청년층 미래 수급 구조도 재설계
금융 및 투자 교육 강화: 20~30대가 자산을 형성할 수 있는 실질적 역량 확보
이러한 조치는 인플레이션 대응뿐 아니라 세대 간 신뢰 회복과 사회 통합에도 필수적입니다.
●마무리: 세대 균형 없는 물가 안정은 허상이다
인플레이션은 단순히 가격이 오르는 경제 지표가 아닙니다.
그 속엔 세대 간 불균형, 자산 격차, 기회의 차이가 뒤섞여 있습니다.
지금의 물가 상승은 청년층에게는 생존의 문제이자 미래의 불안으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단기적인 정책 대응을 넘어서,
세대 간 구조적 형평성을 고려한 포괄적 접근이 필요합니다.
물가만 잡는 것이 아니라,
누가 더 고통받고 있는지를 직시하는 것에서 인플레이션 대응의 진짜 시작점이 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