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는 돌아오지 않기 때문에 귀하고, 귀하기 때문에 사람들은 기꺼이 돈을 씁니다. 요즘 소비 트렌드에서 가장 눈에 띄는 키워드 중 하나는 바로 ‘복고(Retro)’입니다. 특히 MZ세대(밀레니얼+Z세대)를 중심으로 한 감성 소비와 복고 열풍은 단순한 유행이 아니라, 경제 논리 속 희소성의 대표적인 사례로 볼 수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감정에 가격이 붙는 시대의 소비 트렌드를 경제학 관점에서 살펴봅니다.
1. MZ세대는 왜 복고에 열광할까? – 새로운 세대의 감성 소비
복고는 원래 중장년층의 추억팔이로 인식되었지만, 요즘은 전혀 다릅니다. MZ세대는 자신이 경험하지 않은 과거에 매력을 느끼며, 오히려 그것을 새롭게 소비합니다. 예를 들어, 1990년대 스타일의 패션, 필름 카메라, 카세트 플레이어, 다마고치 같은 장난감이 다시 유행하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패션의 순환이 아니라, ‘감성 소비’의 대표적인 형태입니다. 감성 소비는 제품의 기능보다 그 제품이 주는 감정, 경험, 분위기에 가치를 둡니다. 이처럼 MZ세대는 과거의 것을 통해 현대의 스트레스와 피로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심리적 보상을 찾고 있으며, 이는 곧 소비로 연결됩니다.
2. 추억은 가장 희소한 자산 – 복고 마케팅의 경제 논리
경제학에서 희소성은 가장 기본적인 개념입니다. 어떤 것이 부족하거나 쉽게 얻을 수 없을수록, 그 가치는 높아집니다. 복고 제품이나 옛 감성을 자극하는 콘텐츠는 그 자체로 ‘지나간 것’이기에 더 이상 생산되지 않는 한정된 자원으로 간주됩니다.
이로 인해 사람들은 ‘그 시절의 감정’을 되살릴 수 있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프리미엄 가격으로 구매합니다.
실제로 많은 브랜드들은 이 점을 활용해 ‘리바이벌 상품’, ‘한정판 복고 굿즈’, ‘복고 콘셉트 카페’ 등을 출시하며 감정에 프리미엄을 붙인 가격 전략을 펼칩니다. 이는 전형적인 희소성 기반 가격 결정 방식으로, 고객은 단순히 제품이 아닌 ‘경험’을 구매하는 것입니다.
3. 감정도 상품이 되는 시대 – ‘기억에 가격이 붙는다’는 의미
디지털 시대에 들어서며, 우리의 감정과 기억조차 상품화되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인스타그램에 올릴 예쁜 감성 사진, 과거를 떠올리게 하는 음악과 영상 콘텐츠, 복고풍 디자인의 일회용 카메라 앱까지 — 모두가 감정이라는 무형 자산에 경제적 가치를 부여하고 있습니다.
특히, ‘레트로 감성’이 담긴 상품이나 서비스는 SNS 공유가 잘 되는 특성이 있어, 브랜드 입장에서도 마케팅 효과가 크고, 소비자 역시 "나만의 감성을 표현할 수 있는 기회"로 받아들입니다. 이처럼 추억을 사고파는 시대, 우리는 이제 ‘감정조차도 거래되는 경제적 자산’으로 보는 눈이 필요합니다.
마무리 – 복고는 유행이 아닌 ‘경제 현상’
복고 트렌드는 단순한 유행이 아닙니다. 그것은 희소성과 감성의 결합이 만들어낸 경제적 현상입니다.
과거의 제품이 다시금 가치 있게 소비되는 이유는, 그 안에 담긴 ‘기억’, ‘감정’, ‘희소성’이 오늘날의 소비자에게 새로운 욕구를 충족시키기 때문입니다.
MZ세대가 만들어내는 복고의 소비 문화는 앞으로도 ‘경험 중심 경제’와 ‘감정의 상품화’ 트렌드 속에서 더 확장될 것입니다.
당신은 오늘 어떤 추억에 돈을 쓰셨나요?